주인장과 호프를 보고 나서 내가 왜 아쉽다고 생각했는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처음에 든 생각은... 관람자에 몰입하는지, 제작자에 몰입하는지에 대한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새로운걸 원하는것도, 대단한걸 원하는것도 아니다. 몇가지 코드 진행이 맞으면 무슨 노래든 편안하게 들리고, 사실적으로 묘사하면 멋진 그림이라 불린다. 최근에 엄마아빠가 보는 영상, 사진, 노래가 AI제작되었음에도, 아무런 불편함 없이 즐기는 모습을 보니 더 그렇게 느껴졌다. 의외로 학력자본과도 별다른 연관은 없는것같다.
하지만 뭔가 영화를 하나의 제품이나 쾌락장치로만 보지 않는다면 어딘가 불편한 구석들이 생긴다. 특히 자본이 응집된 결과물일수록 그렇다. 실험적인 웹소설이 실패하면 그건 개인이 책임지고 끝난다. 근데 영화, 특히 우리나라 영화산업은 수많은 자본을 모아 몇개의 영화에 집중하는것 같다. 이때 영화가 사실 망해도 괜찮다. 하지만 그것은 성실한 짜임새, 또는 실험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를 스스로 구축한 뒤에 하는것이 정당해보이는 기분이 든다. 물론... 투자자들이 만족했고, 영화제작자들이 만족했다면 그걸로 족할지도 모르지만 정당한 선례를 남기는 것의 중요성을 믿었다.
사실... 잘 모르겠다. 사람들은 그 사회가 요구하는 가장 정당한 것들을 가지게 된다.
어느 마케터가 매장의 판매방식에 의문을 가졌다고 한다. 수많은 할인 스티커와 지금사면 이득이라고 소리치는 정신없는 모습들. 그는 사람들이 자신이 사는 물건이 값싸고 형편없으며, 때때로 잘 사지 못하면 손해를 볼지도 모른다는 불안정한 판매방식이 소비자들에게 별로일거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래서 정가제로 하고 할인스티커도 붙이지 않았다. 그랬더니 판매량이 급감했다. 그 이유는 해당 브랜드의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할인된 값에 샀다는 일종의 사냥의 쾌감을 얻고, 타인보다 합리적 소비를 했다는 감각을 원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쩌면 나는.. 영화제작자보다 단지 영화 소비자들이 좀더 성실하게 바라보길 원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그 기저에는, 단지 성실하게 영화를 만드는 창작자들에 대한 응원과 공감이 자리잡고 있을 뿐이다. (다시말해 그냥 쌩 오락영화라면 통째로 AI로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