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손잡이해방연대 아지트

사용자 확인중...

Xenophobia라는 단어 살펴보기

푸른레몬팝콘,

36

1

'그리스로마신화', '문학으로읽는서양문명', '진화와인간사회' 수업 들으면서 Xenophobia 라는 같은 주제로 생각했던 것이 이 글의 시작이었습니다만... 이 초안은 2023년에 작성되어서 기억이 많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안을 버리긴 아까우니까 보완해서 올립니다.  

'Xenophobia' 라는 단어는 '외부인 공포증' 입니다. -phobia 라는 단어를 어디선가 보신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xeno'의 어원은 어디인지 먼저 3단계에 걸쳐서 얘기해보겠습니다.  

첫 번째로 'xenia(제니아)'라는 단어입니다. 그리스어 또는 라틴어일 것 같습니다. xenia는 고대 그리스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문화입니다. 일단 집에 손님이 오면 배부르게 먹을 것과 마실 것을 잔뜩 차려 줍니다. 적당히 먹고 마신 후에야 손님이 누구인지 물어봅니다. <오뒷세우스> 에서는 먼 길을 온 것 같은 사람을 일단 집에 들여와서 먹고 쉬게 한 다음, '당신은 누구십니까?' 라고 물으면 '저는 ~의 아들 ~입니다. ~을 위해서 왔습니다.' 같은 식으로 대답하는 장면이 종종 보입니다.   
당시는 청동기였는데, 도시국가라고 불리는 집단 생활을 했으며 도시들 간의 전쟁이 빈번했습니다. 그러나 항상 전쟁만 있었던 것은 아니며 동맹을 맺은 협력 관계의 도시들도 있었죠. 자신이 언제 다른 나라에서 도음을 요청할지 모르기 때문에 자신의 집에 사람이 오면 잘 대접하는 것이 하나의 문화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우호적인 손님이 아니라 적이었다면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두 번째로 'xenos(제노스)'라는 단어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단어는 복합적인 의미를 가집니다. 앞서 말한 (우호적인) 손님 또는 적이 됩니다. 즉 자신의 집에 찾아온 자가 그저 길을 떠돌다가 도움을 청하러 온 자라면 그는 손님이겠죠. 반면, 공식적인 명분을 들고 전쟁 등을 위해 찾아온 사람은 적이 될 겁니다. 손님이든 적이든 일단 찾아온 사람이면 xenos라고 부를 것이죠. 이 단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방인'이라는 뜻을 가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zeus(제우스)'와 연결하여 살펴보겠습니다. xenia는 제우스가 주관하는 문화입니다. 제우스는 그리스로마신화에서 최고신의 위치에 있습니다. 많은 신들의 아버지이자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됩니다. 이런 제우스가 손님 맞이 문화를 담당하기 때문에 손님을 특별한 이유 없이 제대로 모시지 않거나, 반대로 손님으로서의 예의를 지키지 않으면 신들의 벌을 받는 것으로 묘사되는 부분이 신화에 많이 나옵니다. 다른 신 포세이돈의 아들인 폴뤼페모스는 오뒷세우스가 자신의 섬에 찾아왔을 때 신에 대한 두려움 없이 xenia를 행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는 폴뤼페모스가 제우스와 어떠한 연관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것으로 보이는데 정확히 어떤 관계였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xenophobia의 어원과 여기에 관련된 그리스로마신화 이야기를 살짝 살펴봤습니다. 만화 <원펀맨>에서는 '제노스'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거의 전신을 기계로 대체한 사이보그 입니다. 어쩌면 작가가 일반적인 인간과 이질적으로 보이는 캐릭터에서 그런 이름을 붙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진화와인간사회'라는 수업에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여기에는 '자기 가축화'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뭔지 정확히 생각이 안 납니다. 대략적으로 자신과 같은 집단에게는 다정하고 외부 집단에는 굉장한 공격성을 가지는 특성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튼 이 개념을 xenophobia라는 단어보다 늦게 알게 되었는데 둘 사이에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업 보고서에서 무언가 비슷한 내용을 적었던 것 같은데 다시 들춰봐야 생각이 날 것 같습니다. 

케케 묵을 뻔한 초안 처리 끝!


목록

먼가 이런 글 군대에서 인편으로 받았던 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