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손으로 하는 일에는 그 자의 영혼의 모습이 드러나는 법. 화가의 붓끝이든 약사의 손끝이든 그리고 우리 같은 자들의 검 끝에도. 켜켜이 쌓인 수련의 시간, 그 자의 성격, 역경 속에서 부러지는가 유연하게 굽히는가. 누구에게 배웠고 어떠한 삶을 꿈꿔서 이 자리에 도달했는가. 그 모든 것이 드러난다. 그야말로 속일 수 없는 영혼의 모습이지."
네이버 웹툰 <투신전생기>에서 나오는 대사입니다.
코드를 짠다거나, 글러브를 끼고 주먹을 내지를 때, 체스말이나 바둑알을 들어서 내려놓을 때 계속해서 떠오르곤 해요.
어떠한 삶을 꿈꿔서 이 자리에 도달했는가. 저는 이 부분이 특히 맘에 듭니다. 여러분은 손끝에 어떤 꿈꿔온 삶을 담고 살아가시는지 궁금합니다. 이 곳에 올라오는 일지들에도 그것의 일부가 담겨있겠죠?
손끝에 삶이 담긴다면 그 손끝이 다시 나의 삶을 만들어 간다고도 볼 수 있을까요. 진심을 담지 못하고 흘려보낸 많은 손놀림들이 아쉬워지기도 합니다. 대충 짜고 넘겼던 과제라든가, 길게 생각하지 않고 행운을 바라며 던진 수들이 그렇죠.
다가올 방학에 무엇을 손끝에 담을지, 얼마나 치열하게 담아낼지를 고민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