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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599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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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수업 듣기

저는 21세기 한국소설의 이해라는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절대 책을 안 보는 사람이었는데 수업에서 매주 2~3편의 단편을 읽어오라고 시키니까 읽게 되더군요. 그러면서 소설의 재미가 이런 거구나라는 것도 알게 되고... 아무튼 재밌습니다. 오늘은 읽었던 소설들 안에 있는 마음에 들었던, 그리고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과 대사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만기야...... 니 밴......희봉이라고...... 아나?

  • 이장욱 <변희봉>

뛰어오른 돌고래가 바다로 들어갈 때 물보라가 일고 철썩하는 소리도 났지만 내 몸에 바닷물은 한 방울도 묻지 않았다. 해변에서는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우리를 맞았다. 그 위로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그러나 화약 냄새는 나지 않았다.

  • 장강명 <당신이 보고 싶어 하는 세상>

그녀는 열쇠 구멍 쪽에 바짝 귀를 대고 누구시냐고 다시 한번 물었다. 아주 가까운 곳에서 누군가 대답했다. 아래층이야 씨발 년아.

  • 황정은 <누가>

나의 결함을 발견한 순간 이후에 남아 있는 릴리의 기록은 제대로 해독하기가 어렵다. 알아볼 수 있는 부분은 단 한 줄이었다. 릴리는 이렇게 쓰고 있다. '이로써 나는 태어날 가치가 없었던 삶임을 증명하는가?'

올리브는 사랑이 그 사람과 함께 세계에 맞서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거야.

  • 김초엽 <순례자들은 왜 돌아오지 않는가>

안녕? 나야. 나는 숫자 9와 11, 털 없는 원숭이, 발가락, 그리고 너야. 나는 너야. 말해봐, 내 판화에 각인된 성별은 뭐니? 어떤 색 잉크가 나올거야? 성공이야, 실패야? 이제 날 어디로 데려갈 거지?

  • 김멜라 <호르몬을 춰줘요>

그날 호미는 내가 쥐고 있었어. 형만 챙기는 게 억울해 선수를 친 건데...... 누군가 살려면 다른 누군가는 죽어야 했던 거야. 생존자들은 어찌 보면 살인자들인 셈이지.

택시 운전수가 차창을 내리고 어디까지 가느냐고 물었다. 이번에는 한국말이었다.

  • 김경욱 <양들의 역사>

그였구나! 그 사람이었구나! 나는 숨을 멈춘 채 103동 5층 복도를 노려보았다.

  • 이기호 <권순찬과 착한 사람들>

아직 많이 안 읽어서 이정도 밖에 없지만... 이 대사를 읽고 흥미가 생기셨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