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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508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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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의 요정

그제 어제 기분이 상당히 우울하고 오늘 아침만 해도 여전히 그랬는데 오늘 정오쯤 일어나니 아주 상쾌하였다. 돌이켜보면 설 연휴부터 약 5일간을 매일 8시 전후에 일찍 일어났었다. 그런데 잠에 드는 시간은 새벽 2-3시로 그대로니까 밤에 자는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다. 어제도 2시께에 잠이 들었는데 오늘 6시반쯤 잠이 깼을 때는 아주 심란하다가 다시 잠들어 12시에 일어나니까 삶에 활력이 돈다.

이러한 잠의 부족은 다른 활력소가 있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평소에 잔잔한 일상에서는 잠의 부족으로 인하여 이것저것 다 하기 싫은 상태가 된다. 취미나 약속처럼 할 일이 있어야 잘 살 수 있는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는데 그보다 우선하여 잠이 중요한 것 같다. 평소에 할일과 잠 둘 다 잘 챙겨놓고 한쪽이 부족해지더라도 다른쪽이 보완할 수 있는 삶이면 안정적으로 굴릴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잠의 요정이 되기로 했다. 우선 챙기는 대상은 본인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도 활력이 돌도록 밤에 자는 시간을 조금씩 앞당겨보려고 한다. 항상 끼니 시간에 맞춰서 일어나고는 했는데 이젠 그냥 일어나는 대로 밥을 차려 먹어봐야겠다. 아마 12시, 11시, 10시 이렇게 밥 먹는 시간이 점점 앞당겨지다보면 아침 있는 삶을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아주 당연한 것들을 다시 발견해가는 과정이다. 나는 밥을 먹고, 사람을 만나고, 잠을 자야 살 수 있다. 삶의 목적은 오로지 사는 것 뿐이다. 잘 사는 게 별게 아니지만 별거 아니라고 가만히 있어도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별거 아닌 것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