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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507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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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머리 무거운 각성감… 딱히 머리가 아프거나 하지는 않은데 아무것도 할 생각이 안 들고 누운 자리에서 꿈쩍하기 싫은 끔찍한 상태를 머리 무겁다고 하기로 했다. 써놓고 보니 머리가 무거운 상태는 아니다. 깬 상태로 30분을 버티는데 성공하면 좀 움직일만해지는 것도 같다.

방금은 깨어있으려고 버티지 않았다. 딱 눈을 떴는데 커튼 뒤에 어스름이 없다. 아직 해가 뜨려면 먼 시간이었다. 시계를 보니 6시40분. 상쾌한 하루가 되려면 조금 더 자는 게 좋을 것이다. 눈을 감았다. 잠시 후 어렴풋한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윗집에서 울리는 핸드폰 알람이지 않을까. 아마도 시간은 7시. 20분째 잠들지 않았다. 그 시간동안 무기력감과 그것을 건강하게 대체할만한 또렷한 슬픔에 대해 생각했다. 아마 다시 자긴 글른 것 같다. 왜 다시 잠이 오지 않을까.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는 몇 가지를 떠올려볼 수 있다. 첫째, 어제 볼링을 치며 생긴 근육통. 괴로울 정도의 통증은 아니지만 그럭저럭 잠을 깨는 효과는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침에 잠을 깨기 위해 근육통을 만드는 것은 좋지 않다. 만성화되면 간 수치가 오를 것이다. 둘째, 배고픔. 오늘 먹을 아침이 어제 저녁 정해졌다. 냉장고에 있는 스튜를 꺼내 데우기만 하면 맛있는 아침식사가 된다. 스튜를 있게한 모두에게 감사. 빵도 있다. 어제 한 조각 뜯어서 먹어보니 맛난 빵이다. 빵을 있게한 모두에게 감사. 대체로 아침에 먹을 밥이 있으면 일찍 일어나는 것이 가능하다. 윗집의 발소리가 들린다.

요새는 새벽이나 아침만이 아니고 모든 시간이 무겁고 끔찍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오늘 아침은 잠으로 숨어들어지지 않는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일기를 쓴다. 아침에도 그러한줄은 몰랐다. 일어나자. 아니 역시 조금이라도 눈을 더 붙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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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12시 다돼서 일어났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