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의지가 생기지 않는다. 아직도 종강을 안 했다. 요즘은 시험 하나 끝날 때마다 파티를 했다. 수요일 시프 마지막 수업 직후에, 목요일 OS 기말이 끝난 저녁에, 또 어제는 딱히 끝난 건 없지만 달에 한 번 모이는 모임이 열렸다. 그런데도 아직 종강이 아니다. 두 과목이나 남아있다. 학교도 안 가는데 과제는 남아있다. 참으로 정신을 갉아먹는 시간표이다. 이게 뭐가 문제냐면은 할 일은 있는데 하기는 죽어도 싫고 죽자니 차라리 잠을 자는데 깨울 사람도 사건도 없다는 것이다. 오늘은 낮 12시에 일어나서 2시까지 누워있다가 라면을 먹고 4시부터 6시까지 다시 낮잠을 잤다.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은 끔찍한 날이다. 오늘은 최고로 보람차지 못한 날이다. 그러더니 낮잠 자는 꿈 속에서도 시프 시험이 안 끝나있었다. 이것만 끝나면 되겠지 싶다가도 그 다음에도 시험이 남아있었다. 홀로 방에서 너무나 끔찍한 기분을 느끼다가 잠에서 깼다. 그랬더니 저녁 6시다. 할 일은 다 미뤄두고 마음껏 놀지도 못하는 채로 하루가 다 지났다. 너무 좆같애서 일단은 양치를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과제가 마감될 때까지 안 죽고 버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