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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339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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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조각 1: 성게뼈

성게 뼈입니다. 가져오려다가 입에서 모래가 무한으로 나와서 두고 왔어요. 사실 성게는 입과 똥꼬가 하나예요. 아니요 사실 몰라요.

불가사리랑 해파리는 몇번 봤지만 성게 뼈는 처음 봤어요. 뼈가 없는 친구들은 만지기 싫은 재질일 것 같아요. 이 기묘한 무늬가 있는 둥근것도 만져보면 물렁할까봐 무서웠습니다. MZ답게 인터넷에 물어서 정체를 알아보니 성게뼈라고 하덥니다. 여수에서 성게뼈를 처음 본 건 성게가 남해에만 살아서일까요?

걷다보니 누가 쪼개놓은 성게 뼈도 있었어요. 단면을 보니 속이 비어있고 — 아니 비어있지는 않고 모래가 차있습니다. 모래가 무한으로 나오는 이유를 알았어요.

사실 무한하지는 않아요. 며칠 전에 무한이랑 싸우는 사람을 봤는데 문득 떠올려보면 등골이 서늘해집니다. 자주 만나는 분인데 요즘도 싸우는 것 같더군요. 의외로 저희 연구실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인지도 몰라요. 제가 주웠던 성게 뼈에는 모래가 유한하게 들어있길 바래요.

바다는 잔잔했습니다. 발 담그고 걷기 좋았어요. 여수는 그렇게 기억되었습니다. 바다가 잔잔한 곳.

하지만 잔잔한 바다에도 조심하지 않으면 빠질 수 있답니다? 다행히 빠진 사람은 없었어요. 빠진 핸드폰은 있었습니다. 생활방수가 되어서 참 다행이에요~

밤바다는 보지 않았어요. 밤처럼 검은 하늘에서 바다 같이 쏟아지는 비를 해치며 그래도 이 정도면 여수밤바다 같은 것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노래는 너무 잔잔했어요. 9시간째 깨어있는 운전자에게는 해롭기 때문에 얼른 넘겨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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