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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312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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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틀

말의 틀을 채워넣는 것은 재미있습니다. 멋있는 말이나 재미있는 말을 마구 패러디하는 것이죠. 몆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잔다~르크 : 잠에 든다는 뜻의 '잔다'와 프랑스의 유명한 여전사 '잔 다르크'의 공통 접두어를 활용하여 잘 시간이 되면 "잔다~르크"라고 말하며 자면 됩니다. 제가 하는 많은 말장난이 그렇듯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처음 들은 것으로 기억합니다. 잔다르크가 좀 식상할 때 쯤 "집간다르크", "밥먹는다르크"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하면 더욱 좋습니다.
  • 배고픈 철학자 문제 : 동시성 프로그래밍을 할 때 흔히 생기는 문제로, 컴퓨터에서 동시에 여러 작업을 실행할 때 메모리나 파일 등의 자원을 할당하는 순서가 꼬여 모든 작업이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을 말합니다. 주로 배고플 때에 이 문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데, 그런 때에 떠오르는 대로 "배고픈 철학자 문제다. 배고픈 철학자 5명이 원탁에 둘러앉아있다..."로 시작하여 배고픈 철학자 문제를 설명합니다. 이것도 응용을 해보면 "배부른 철학자 문제", "졸린 철학자 문제", "집에 가고 싶은 철학자 문제" 등등 여러가지 원초적인 감정들을 적당히 집어넣어 "배부른 철학자 5명이 원탁에 둘러앉아있다. ... 그들은 배가 부르기 때문에 그대로 행복하게 앉아있다"로 실없이 마치거나, "졸린 철학자 5명이 동그란 침대에 둘러앉아있다. 그들 사이사이에는 베개가 하나씩 놓여있는데 양쪽 베개를 베야만 잘 수 있다...."로 말도 안 되는 가정으로 배고픈 철학자 문제를 충실히 재현합니다.

이러한 말틀들은 우선 원문을 꾸준히 꺼내서 사람들의 귀에 익게 한 뒤에, 조금씩 변형을 가하여 신선함을 더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모두가 그 말틀을 쓰고 있을 때쯤 자신은 쓰기를 멈추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렇게 친구들 사이에 작은 유행을 만들어내는 놀이는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