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있는 할머니 댁에 가면 항상 반찬에 홍어 무침이 있다. 거의 김치만큼 필수로 있다. 삭힌 홍어가 맛들이기 힘든 것으로 유명해서 홍어 = 이상한 음식이라는 편견도 갖고 있었지만, 대전 갈 때마다 홍어 무침을 몇 번 먹다보니 오독오독 씹히고 새콤한 것이 맛있게 먹을 줄 알게 되었다. 다른 집이나 식당 같은 데서는 본 적이 없어 보통은 잘 모르는 반찬인가보다 했는데 어제 반찬 거게에서 주문을 하려고 보니 홍어 무침이 있어 다른 반찬과 함께 샀다. 특별하다고 생각했던 음식을 홀로 살면서 공수할 수 있음에 소소한 반가움을 느꼈다. 맛도 맛이지만, 무와 홍어가 양념 속에 뒤섞여있어 한 조각 집을 때마다 이게 무일지 홍어일지 맞혀보는 작은 재미도 있다.
일지 186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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