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쓰는 글은 원리와 현상 중에서 원리에 지나치게 치중된다는 특징이 있다. 말하자면 독자의 삶이 이입하지 못하는 헛소리와 탁상공론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내가 추구하는 최고의 가치는 재미다. 모든 생활 태도를 재미를 중심으로 행하고자 생각한다. 글이란 쓰는 일 자체에 깃든 재미도 있지만 읽는 사람과 소통하는 재미도 있다. 쓰는 일은 홀로 하지만 읽는 일은 여럿이 한다. 때문에 쓰는 재미에 비해 읽히는 재미가 양적으로 절대적 우위에 있다. 내겐 현상에서 원리를 발견해 설명하는 일도 재미있지만 한편으로는 다른 이의 삶에 이입시키는 감정적 경험적 재미도 구현하고 싶다. 그러려면 이야기를 써야 한다. 기승전결,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 분리전이통합의 구조로 사건을 틀 지어야 한다. 언젠가 도전해야 할 일이다.
아마 지난 늦겨울의 광주 여행기가 이야기 쓰기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걸 쓰기 위해서는 이 사이트에 사진 올리기 기능을 만들어야 한다. 갈 길이 멀구나~. 일단 시험과 이사를 무사히 마쳐야겠다. 둘 다 내 일상에 있어 굉장한 모험이다. 광주 이야기 이전에 몸풀기(펜풀기?)로 이사 이야기를 먼저 가볍게 풀어보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