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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64호의 개정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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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넷>

동아리방에서 영화를 보고 남기는 후기입니다~!

테넷은 기본적으로 시간 역행에 관한 영화다. 같은 장면을 정방향으로 한번 역방향으로 한번 보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것이 볼만한 포인트다. 이 영화를 두 번 보면 뒤의 그 장면이 앞의 이 장면과 이어지는구나 하는 것을 미리 알게 된다. 처음에 볼 때는 순행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느낀다면 두번째에 볼 때는 역행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테넷의 인물들은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라는 것을 알고도, 임무의 성패를 빤히 알고도 그에 상관 없이 최선을 다한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이유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주인공이 살아남고 모든 오해가 풀리고 모두가 행복해지는 결말이 될 것임을 뻔히 알고도 흥미진진하게 볼 수가 있다. 오히려 영화가 우리에게 선사할 결말을 알기 때문에 그것을 온몸으로 알고 맞이할 수 있다.

실은 우리의 삶도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내가 무슨 짓을 하든 하지 않든 일어날 일은 일어난다. 그것은 인과적으로 말할 때 이미 일어났다고 말해도 좋다. 그럼에도 우리는 할 일을 한다. 일어날 일의 목록에는 우리가 결국에는 최선을 다한다는 것까지 적혀있다. 사실 이 어려운 곳까지 이야기를 끌고 오긴 했지만 어떻게 끝내야 납득이 될지는 모르겠다. 결국에 왜 최선을 다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난 그저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라고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아무 이유가 없어도 살아가겠다고 마음먹을 때 진정한 자유의지가 발현되는 것이 아닐까. 인간은 아무런 족쇄 없이 맨몸으로 태어난다. 그것을 아는 자는 언제나 자유롭게, 당당하게 선택하고 행동한다! 선택의 결과를 믿고 온몸으로 받아낸다! <테넷>도 말하지 않는가. 이해하지 말고 느껴라!

실로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다. 하지만 영화를 보며 알게 된다. 그냥 느끼면 되는구나. 저들이 어떤 전략으로 움직이고 무슨 말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으니 그걸로 된 것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