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제출 때까지 기침이 멎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이번주 월요일은 정오까지 집에서 자다가 교수님께 혼났다. 정오까지 자도 혼나지 않는 날들도 있었지만 월요일에는 잠정 성적 공지가 임박해있었다. 원래 월요일에는 일찍 출근하는 편이었지만 조교 하던 수업이 종강했다. 꼭 월요일이라서가 아니라도 어쩐지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일찍 출근하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평소에는 컨디션이 좋기도 하지만 지난 주말에는 과제를 하면 밤낮이 바뀌었다. 평소에는 반나절 쉬고 나면 회복하지만 하필 일요일에 감기를 옮았다. 아주 애매한 감기다. 일하려면 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평소보다 머리가 무거운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 것 같기도 아닌 것 같기도 하고 그게 아침 본연의 피곤함인지 감기가 더해진 효과인지 과제의 후폭풍인지도 구분이 안 된다. 사흘이 지난 지금에야 어렴풋이 확신할 뿐이다. 그건 감기 때문이었음이 틀림없다. 별로 아프지도 않은데 기침이 나흘째 떨어지질 않아 병원에 다녀왔다. 37.3의 미열이 있고 목에는 바이러스성 염증이 있다는 소견이다. 가벼운 목감기라는 뜻 같다. 기침약을 받아왔는데 먹고 나니 괜히 머리가 아파온다. 감기라고 하니까 감기 같다. 돌아보면 지난 며칠 잠자리도 아주 괴로웠다. 감기 때문인지 여름 때문인지 도통 알 수 없다. 땀이 나서 선풍기를 틀면 기침이 나고 기침이 나서 이불을 덮으면 땀이 났다. 창문을 열고 잤다. 밤새 무언지 모를 불빛이 켜져있고 오토바이가 돌아다니는 소리가 났다. 새벽 3시면 쓰레기차가 온다. 이제는 쓰레기차에 아무 억하심정도 들지 않는다. 예전에는 그 시간까지 깨어있다는 것에 패배감과 자괴감에 젖었다. 이제는 잠 들고 깨는 시간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험통계적으로 볼 때, 올바른 수면 시간을 달성할 조건은 저녁에 일 없이 한가할 것, 잠 드는 온도가 적당히 시원할 것, 그리고 아침에 할 일이나 볼 사람이 있을 것이다. 하나같이 어찌하기 어려운 일들이다. 저녁에는 아침에 할 일을 계획하고, 아침에는 잔다. 사회에 나가서 적응할 조건은 눈치가 있을 것, 아니면 비판에 반항적 감정이 아닌 논리적 반성으로 반응할 것, 그러면서도 잘리지 않을 정도의 눈치가 있을 것이다. 아 그리고 또 아침에 일어날 수 있는 그 뭔지 모를 조건이 맞을 것. 우리 부모님은 매일 청소를 하고 아침저녁마다 식사 준비를 하고 설거지를 한다. 어떻게 그런 생활이 가능한지 지금의 나로써는 알기 어렵다. 감기는 오래 안 떨어질 예감이 든다. 그게 감기인지 아닌지 오랫동안 모를 것이다. 그냥 평소처럼 몸이 무거운데 이유 댈 게 하나 있을 뿐이다. 이유라는 건 생각해보면 동시에 일어난 사건에 개인이 내키는대로 붙이는 문장일 뿐이다. 어쩌구저쩌구
기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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