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학생총회와 국회 앞 집회를 가며 그것이 축제 같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무언가를 축하하는 자리는 아니다. 오히려 장례식일 것이다. 무언가가 죽어버렸다. 혹은 굿이다. 죽은 그것의 부활을 기원하는. 국회 앞은 왜 축제처럼 빛나지만 축제가 아닌가. 왜 장례처럼 침울하지만 축제처럼 들떠있나. 축제와 장례를 하나로 묶는 말이 있을 것만 같다. 축제. 그것은 제다. 장례식. 그것은 례이자 식이다. 제의 분위기이자 례의 분위기. 의례 같다. 하지만 어떤 점에서 의례인지? 축제와 장례가 의례로 묶이는 지점은 어디인가? 모두의 마음이 모여 한목소리로 외친다는 점이, 혹은 바란다는 점이 그러하다. 시위는 정치적인 의례다. 시위는 제이고, 정치가 살아숨쉬고 있음을 축하하는 점에서 축제다. 시위는 례이다. 우리는 한뜻으로 무언가의 -- 민주주의이자 정의이지 이상이자 생명인 것의 -- 부활을 바란다. 그것은 죽은 것을 떠나보내는 장례라기보다 부활을 기다리는 기복행위, 굿에 가깝다. 나는 그것을 축제로 일컫는다. 누군가는 그것은 축제라기보다는 장례식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둘 다다. 우리는 국회 앞에 모여 례를 지낸다.
례
22
1
목록
구례
-
-
Fucking 공기사!3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