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꿈을 꾸었는데 그중 또렷이 기억에 남는 것은 하교 같은 걸 하는 꿈입니다. 엄청 큰, 가운데가 비어있는 난간 없는 원형 계단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정사각형에 비슷하긴 한데 아무튼 벽을 따라 내려가는 형태입니다. 높이는 5층 정도 같은데 바닥까지 뻥 뚫린 구조입니다. 그리고 그 계단실? 양 옆에는 또다른 계단이 있습니다. 그건 그냥 상가 계단처럼 왕복으로 내려가는 난간 잘 달려있는 계단입니다. 두 계단의 중요한 차이점은, 원형 계단은 다 무너져 중간중간 빠진 층계가 있는 반면 양 옆의 왕복 계단은 튼튼하다는 것입니다. 둘다 맨 콘크리트 질감이긴 하지만 원형 계단은 진짜 무서워요. 전 원형계단으로 내려갔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그랬네요. 내려가다 계단이 푹 꺼지면서 무너졌는데 가까스로 윗 층계를 붙잡아 떨어지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팔 힘이 없어서 올라가지는 못했어요. 선생님 같은 사람? 어른이 바닥층에 있었는데 눈길도 안 주더군요. 바닥을 보니 일 층 정도 높이 밖에 안 남아있어서 그냥 잘 뛰어내린 것 같습니다. 뭔가 의미심장했어요. 고민 안하고 고른 길이 되게 무섭고 험난했는데 알고보니 그렇게 대단한 고난은 아니었던 거죠. 전 무언가 고르는 게 어려워서 고민하느라 힘 뺄 바에는 확 아무거나 정해서 밀고나가는 편입니다. 인생은 꽤 안정적이라 그런 고민되는 상황에는 뭘 골라도 크게 문제가 안 되더라구요. 전 꿈 속에서도 그렇게 살고 있나 봅니다.
선택 장애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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