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소설과 애니를 10년 가까이 읽으면서 “정말 잘 쓴 이야기다”라는 생각을 안 해봤다는 것이다. 평행우주 어딘가에 아라라기나 센죠가하라 같은 인물들이 사는 세상이 있고 그 사람들이 각자의 입맛대로 자신들에게 있었던 일을 우리에게 들려줄 뿐이라는 느낌이다. 인물들이 너무 구체적이어서 소설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나면 “과연, 그 사람들이라면 그렇게 행동했겠지” 하고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 작가 니시오이신의 존재감은 잊힌다. 애니메이션의 독특한 연출과 화면 전환을 보면서 정말 재미있다는 감상은 있었지만 그 뒤에서 영상을 만드는 감독에 대해 이건 그의 인생 역작이겠구나 하는 데에 생각이 미친 적은 없었다. 요컨대 글과 영상이 그 자체로 너무 즐거운 나머지 제작이라는 과정이 있음을 떠올릴 수 없었다. 조금 억빠였을까? 그럴지도 모르지. 단지 억빠하고 싶은 정도로 재미있을 뿐이었는지도 모르지만 그 또한 대단한 재미, 아니 여기까지 와서는 대단한 애정이라 할 수 있다. 정말 재미있는 이야기란 작가의 존재마저 잊게 하는, 제작 과정을 상상하려면 상상하겠지만 굳이 상상할 필요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순수하게 몰입하여 즐기도록 최면을 거는 이야기. 그런 마성의 이야기가 내 삶 깊숙히에 들어와 있다. 그러니까 이야기 시리즈 보세요~
이야기 시리즈의 대단한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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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