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트릭컬 리바이브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곧 오픈 1/2주년을 맞는다고 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가 현생이 깎이는 것이 두려워 달아난 게 참 오래된 것 같지만 아직 반년도 채 안 되었던 것입니다. 그 찰나동안 제가 엘리아스의 귀요미들을 얼마나 그리워했는지 돌아볼 수 있는 지점입니다.
하여튼 반년을 맞이하여 여러가지 이벤트를 연다고 합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여러가지 배경화면 일러스트! 핸드폰 배경화면으로도 설정할까 하다가 그건 역시 조금 부끄러워 넣어두고, 대신 데스크탑 바탕화면으로 해두었습니다. 이젠 컴퓨터를 켤 때마다 좀 더 행복해지겠군요.
여러가지 일러스트가 있지만, 제가 고른 것은 영원살이 사도들이 한데 모인 것입니다.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아주 오랜 잠을 자고 있는 '이드'를 다른 영원살이들이 보살피는? 모습입니다. 예전에 학교 버들골에서 소풍을 하던 것이 생각나 기분이 좋아집니다. 다른 일러스트들은 다른 사도 한 명씩을 주인공으로 한 것인데, 아직은 그 친구들에게는 애정이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영원살이 일러스트에 등장하는 시온과 우이는 강력한 후방 딜러와 힐러로 애용하고 있고, 독특한 성격과 컨셉을 가진 입체적이고 매력적인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시온의 경우 풀네임은 "시온 더 다크불릿"으로 인터넷 커뮤니티를 열심히 하다가 중2병 컨셉에 잡아먹힌 우울 성격의 유령입니다. 원래는 사신이지만 엘리아스에는 죽음이란 게 없는 관계로 편의점 알바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넷을 열심히 해서인지 '공대생' 생활 능력을 갖고 있는데 이 또한 같은 공대생의 입장에서 매력 포인트가 아닐 수 없습니다. 침략(메인 전투)을 하다보면 후방 쪽에 드론이나 고마구지처럼 큰 피해량을 가진 적들이 있고는 한데, 대부분의 사도는 가장 가까운 적을 공격하기 때문에 후방 쪽의 적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곤 합니다. 이럴 때 시온을 넣어주면 후방을 빨리 끊어줘서 그 스테이지를 깨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딸피일 때 스킬 타이밍을 잘 맞춰 적을 처치하면 추가타를 최대 2번까지 얻는데 그것이 성공할 때의 타격감이 굉장히 좋습니다.
우이는 자신이 바라는 것을 현실로 이루는 능력을 가진 활발 성격의 정령입니다. 아마 개구리나 행운, 비 같은 무언가의 정령이긴 할텐데 잘은 모르겠습니다. 모자에 연꽃을 달고 다니는 걸 보면 연꽃의 정령일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영원살이고 하니 뭔가 더 심오한 쪽의 정령이 맞겠죠? 언제나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만, 그런 "긍정"을 구현하기 위해 하는 뒷공작들이 어찌 보면 소름끼치는 면도 있습니다. 이 친구의 스킬은 먹구름을 불러내 비가 내리게 하는 것인데, 이 비를 맞게 되면 아군은 HP가 회복되고 적은 데미지를 입습니다. 전역 힐/딜을 동시에 한다는 점에서 굉장히 유용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 친구는 처음에 접기 전에도 뽑았어서 더욱 애정이 가는 것 같습니다.
신이 나서 사도들 소개를 길게 했는데요, 원래 하려던 얘기는 이게 아니었습니다.... 아무튼 데스크탑 바탕화면을 설정했는데 전 항상 한쪽에 터미널을 켜놓고 있기 때문에 잘 볼 수가 없습니다. 뭐 당연히 터미널에 투명도를 넣으면 되지만 이게 Vim을 쓰게 되면 자체 배경색이 들어가서 또 바탕화면이 가려지게 됩니다. Vim 배경색이야 바꿀 수 있긴 한데 그러면 또 트릭컬 바탕화면과 Vim 테마의 조합을 잘 생각해야 한단 말이죠.... 꼭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투명한 배경이 잘 어울리는 테마가 있을 터입니다. 구글링을 살짝 해보니 catppuccin이라는 테마가 있었습니다. 4가지 팔레트로 색상을 뽑아놓고 vscode나 다른 툴에도 여기저기 적용할 수 있게 해놓더군요. 저는 "catppuccin_mocha" 테마로 설정하여 배경색만 투명으로 바꿔놓았습니다. 원래는 기본으로 깔린 것들 중에 하나 설정해서 쓰고 있었는데 역시 공들여 만든 테마가 예쁘더군요. 코드 색깔도 예쁘고 배경에 있는 사도들도 귀엽고 일석이조의 설정입니다.
" 마크다운 활성화를 위해 넣어주는 vim 설정 스크립트...
colorscheme catppuccin_mocha
set termguicolors
highlight Normal guibg=NONE
트릭컬은 정말 재미있지만 주변에는 아직 하는 사람을 찾지 못했습니다. 저와 함께 사도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게임 친구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