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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와 철학-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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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은 언어와 철학 참조.

1. 서양철학은 왜 언어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왼손잡이 해방연대의 "언어와 철학"을 보니 문득 철학을 사용하는법이라는 책에서 20세기는 철학계가 언어에 집착한 시대라는 문구가 생각난다. 모든 생각을 언어라는 도구로서 하다보니 이 틀을 벗어나 사고할수 없는것 같아 메타사고에 도가 튼 철학자들이 스스로의 머리를 열어본 셈은 아닐까. 기존의 전통과 가치관이 붕괴하는 시대의 철학답다.

2.동양 신흥 강국 철학계의 언어적 어려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2부까지 읽고 잠정포기한 상태인데, "당신은 너무 포센라이서처럼 말하고 있소!"라던가 "위버멘쉬" 혹은 "힘에의 의지"같은 말을 들으면 "아이의 정신"은 커녕 "낙타의 정신"조차 되지 못했다는 사실에 분개하게된다. 뭔가 독일어를 할줄 아는 사람들은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싶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보르헤스의 한 텍스트를 읽으며,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방만함을 진정시켜주던 잘 정돈된 모든 표면과 모든 평면을 무너뜨리고, 동일자와 타자라는 천년에 걸친 우리의 실천을 오랫동안 뒤뚱거리게 만들고 불안케 만들어 버리며, 사유의ㅡ우리 사유의, 우리 시대와 우리 지역에 갖는 사유ㅡ 모든 친근성을 뒤흔들어버린 그 웃음 안이다." 이 기이한 텍스트로 시작하는 "말과 사물"은 번역이 올바르게 되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에피스테메'나 '탁시노미아'나 '마테시스'같은 용어들도 직관적인 느낌을 받기 어렵다. 내가 철학적 배경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정부분은 프랑스어를 못하기 때문이기도 할것이라 생각한다. 철학을 하기도 전에 언어적 장벽을 느끼는 까닭은 무엇일까?
와시다 기요카즈는 일본의 철학계가 유럽의 철학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네덜란드와의 교류로 유럽세계와의 격차를 실감하고 이를 급속도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스스로 하는 철학보다 유럽의 철학을 해석하는데에 열중하다보니 철학-학, 다시말해 철학사나 문헌학적인 연구를 주로 하게되어 실생활과 괴리되고 외국의 먼 이야기이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좀 극단적으로 표현하자면 말장난만 남은건 아닌지 의심하는 대중이 많다. 우리나라도 서양 철학을 급격히 받아들이며 그들의 전체 문화의 이해가 안된 상태로 철학만 독립적으로 받아들여보려 애쓰다보니 거대한 인지부하의 장벽이 생겨난건 아닐까.

3.그렇다면?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 철학계가 대중에게 철학을 보급하고자 한다면 우리나라의 정서에 맞게 재해석하거나 철저한 번역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해설서들이 많이 나와있지만 미심쩍을때도 있다. 스피노자 철학으로 대학에서 접하게 된 이ㅇㅇ교수는 자신이 보기에 스피노자 철학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채로 번역을 해놓아서 곤란한 책들이 있다고 밝힌적이 있었다. 비전문가들이 그것을 어찌 구별할 수 있겠는가. 단지 자신의 이해력을 의심하며 안타까워할 뿐인다.

원래는 댓글로 간략히 달 생각이었는데 댓글 치고는 너무 장황해져버린 나머지 독립된 포스트로 쓰게되었다. 따라서 사실 별로 대단한 사유나 근거가 있는 글은 아니고 긴 호흡으로 쓴 불평불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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