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필 사진에 이 캐릭터가 있는 사람은 위험하다! 라는 그 애니를 보고 있다. 나도 주인공의 생각에 그다지 거부감을 느끼지 않는 걸 보면 조금 위험한 사람인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느낌으로 위험해질까 하여 온라인 커뮤니티도 경계하고 있지만 단지 다른 종류의 사회성까지 차단해버렸다는 생각이 가끔 든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경계하고 있었을 애니이지만 동아리 사람들 사이에 소설로 읽었을 때 섬세한 심리 묘사가 인상적이었다는 평이 있어 한 번 보게 되었다. 평을하자면 나름 이름이 있는 편이라 그런지 퀄리티가 썩 괜찮다. 영화 수업을 더 들었기 때문인지 장면 하나하나가 어떠한 의미를 갖고 들어갔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논리학 수업에서 듣기를, 토론을 할 때는 다른 사람의 발언 뒤에 있는 생각을 최대한 논리적인 것으로 상정하여 반박하여야 한다고 했다. 영화나 애니를 볼 때에도 그런 식으로 모든 요소가 조심스럽게 선택된 것으로 상정하고 보면 왠지 더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된다. 장면이 감상으로 전환되는 블랙박스가 있을 때, 그 장면의 맥락과 장르 문법을 더 잘 이해할수록 블랙박스 안의 구조를 체계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렇게 하면 좋은가, 하면 아마 블랙박스에 이런저런 모듈을 덧붙여서 원래 희미했던 부분을 더 뚜렷하게 만들거나 함으로써 다른 차원의 감상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은 밝혀지지 않은 구조와 붙일 수 있는 모듈이 더 많기 때문에 다음 학기에는 영화를 메인으로 하는 수업을 들어볼 생각이다. 감상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지만 문법을 체계적으로 배우면 감독이 의도한 바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물론 영화를 완성하는 것은 감독이 아니라 관객이라고 생각하지만, 더 다양한 감상이 가능하다면 아무래도 좋은 것이다.
<역시 내 청춘 러브코메디는 잘못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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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점점 더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계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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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달리는 소녀>137